남북 정상, 처음으로 카퍼레이드… 평양 시민 10만여명 "환영합니다"

입력 2018-09-18 17:34  

평양 남북정상회담
극진한 환대 받은 문 대통령

문 대통령 "최고의 영접 받았다"
시민들 도로변에 나와 환호
분홍색 조화·한반도기 흔들어

확 달라진 평양 거리
北 체제 선전용 여명거리에
70층대 아파트·고층 빌딩 즐비
외신들 "평양판 맨해튼 같아"



[ 하헌형/장현주 기자 ]
평양 남북한 정상회담을 위해 18일 북한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평양 시내에서 무개차(오픈카)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남북 정상이 오픈카 카퍼레이드를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치권에선 문 대통령이 2000년 6월 김대중 전 대통령 방북 때만큼 극진한 환대를 받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남북 정상, 5㎞ 카퍼레이드

이날 오전 9시49분께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한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각각 다른 차량에 올라타 숙소인 백화원 초대소로 향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평양 시내로 들어가는 입구인 서성구역 버드나무거리에서 내려 김정은과 뒷좌석 지붕이 없는 벤츠 S600에 함께 탔다. 문 대통령 부부가 탄 차량이 멈춰 서자 한복을 입은 한 젊은 여성이 문 대통령에게 꽃다발을 건넸고, 김정은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를 넘겨받았다.

이날 카퍼레이드는 3대혁명전시관을 뒤로 한 버드나무거리에서부터 영생탑, 여명거리, 금수산태양궁전을 거쳐 백화원까지 약 5㎞ 이어졌다. 김정은은 오픈카에서 문 대통령에게 운전석 대각선 자리인 상석을 내주며 예우했다. 두 정상의 차량 행렬이 지나는 도로변에는 정장과 한복을 차려입은 평양 시민이 늘어서서 분홍색 조화(造花)와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 “조국 통일”을 연호했다.


문 대통령은 카퍼레이드 내내 손을 높이 흔들며 환영 인파의 환호에 화답했고, 김정은은 여러 차례 박수를 쳤다. 두 정상은 카퍼레이드 도중 몇 차례 대화를 하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카퍼레이드를 위해 약 10만 명의 평양 시민을 동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에 도착한 뒤 김정은에게 “최고의 영접을 받았다”고 했다.

남북 정상이 오픈카 카퍼레이드를 벌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전 대통령과 김정일은 2000년 6월 정상회담 당시 순안공항에서 백화원까지 리무진에 동승하긴 했지만 경호상 이유로 오픈카를 이용하진 않았다. 2007년 방북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헌법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함께 오픈카에 올라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11년 만에 달라진 평양 거리

11년 만에 남측 대통령을 맞이한 평양은 고층 빌딩이 즐비한 모습이었다. 과거 노 전 대통령 방북 때 회색빛으로 가득했던 평양역 인근은 푸른색의 53층 주상복합아파트가 우뚝 선 미래과학자거리로 변모했다.

이날 버드나무거리에서 오픈카에 올라 탄 남북 정상은 지하철역인 전우역이 있는 용흥네거리에서 여명거리로 방향을 틀었다. 여명거리는 김정은이 국제사회 대북 제재의 무용론을 선전하기 위해 평양에 조성한 ‘북한판 신도시’다. 북한에서 가장 높은 70층대 초고층 아파트를 포함해 김일성종합대 교육자·과학자를 위한 주택과 학교·탁아소·유치원 등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들은 북한 일반 주민의 삶과 동떨어진 여명거리의 화려함을 꼬집어 ‘평해튼(평양+맨해튼)’이란 신조어를 만들기도 했다.

여명거리를 지난 오픈카는 오전 11시19분께 울창한 수림 속에 자리한 백화원 초대소에 도착했다. 백화원 초대소는 북한을 찾는 국가수반급 외빈 숙소로 사용되는 곳이다. 김 전 대통령과 노 전 대통령도 2000년과 2007년 이곳에서 묵었다. 김정은은 백화원 초대소 환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발전된 나라에 비하면 초라하다”며 “비록 수준은 좀 낮을 수 있어도 최대한 성의를 보인 숙소”라고 말했다.

평양공동취재단/하헌형·장현주 기자 hh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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